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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걷는다」-오길록 회원 (건촌사람, (전)ETRI 원장)

2012-11-06 17:43:01
관리자

「나는 걷는다」

-오길록 회원 (건촌사람, (전)ETRI 원장) 


「나는 걷는다」는 프랑스 사람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지은 책의 이름이다. 올리비에는 예순한 살의 나이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작하여 중국 시안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1만 2000km를 4년 걸려 홀로 걷고 난 후에 쓴 책이다.

스페인 북부의 순례자 길인「카미노 데 산티아고」 800km(2천 리)를 50일 걸려 걷고서도 인생이 달라진다는데, 인류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길고 험한 길 3만 리 실크로드를 홀로 걸었으니 생불(生佛)이 되었을 것이다.

실크로드하면 생각나는 중국의 현장법사는 16년에 걸쳐 5만 리 길을 구법 여행하여 법상종 창시자가 되었는데, 올리비에는 3만 리 길을 손오공이나 저팔계 그리고 사오정도 없이 걸었으니 몸에서 사리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그는 터키,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중국을 통하는 실크로드에서 숱한 위험을 겪었다. 내전 중이던 터키를 통과할 때는 정부군과 혁명군 양쪽에 테러리스트로 몰려 체포당하기도 했고, 사냥개 떼와 도끼를 든 광인에 쫓겨 생사를 넘나들기도 했다.

언어가 안 통하는 낯선 땅에서 수도 없이 길을 잃었고, 병에 걸려 쓰러져 응급차에 실려 파리로 귀환해야 하기도 했으며, 고비사막을 지날 때는 하루에 68km가 넘는 거리를 걸었다. 그러나 “그래도 고마운 사람이 훨씬 더 많았다”며 “실크로드에서 친구 1만5000명을 사귀었다”고 한다.

그러한 분이 제주올레가 주최한 ‘2012 월드 트레일 컨퍼런스’에 와서 한 말이 기사에 났다.

“한국에서 걷기가 인기를 끄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아직 걷기가 레저 활동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그건 걷기가 두 발을 움직이는 물리적 행동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정신적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 성장한) 한국 사회가 성찰이 필요한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긴 길을 혼자 걷다보면 몸은 걷느라고 묶이지만 영혼은 자유로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앉아서 생각하는 것보다 효과적일 때가 많다. 우리도 주위에 숲속길, 둘레길, 순례길을 많이 걸어 스트레스에 할퀸 마음을 다독거려보자.

(2012년 10월 31일)